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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넛지(nudge) 이론

관리자 | 2018.04.14 | 조회 1523

빌리지 오륜 하우스 내 남자 화장실 소변기 중하단부 중앙에 파리 한 마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왜 변기에 파리가 그려져 있을까요?

 

일찍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는 이용객들이 소변기에 제대로 조준하지 않아 변기 주변이 더러워졌다고 합니다

고심 끝에 소변기 중앙에 파리를 그려 넣어 사람들의 시선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하였습니다

그러자 소변기 밖으로 나가는 양을 80% 이상 줄이는 놀라운 효과를 보았다고 합니다.

 

2017넛지 이론으로 유명한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세일러 교수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넛지’(2009)의 저자로도 유명합니다

넛지(nudge)옆구리를 팔꿈치로 살짝 찌르다는 뜻으로 타인의 선택을 부드럽게 유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강제적인 지시나 명령을 내리는 것보다 팔꿈치로 슬쩍 찌르듯 부드럽게 개입하여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미국 미네소타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으면 처벌을 받게 됩니다라고 했을 때보다 

이미 미네소타 주민 90% 이상이 납세 의무를 이행했습니다.’라고 안내문을 보냈을 때 

자진 납세 효과가 훨씬 컸다고 합니다. 미납자의 선택을 부드럽게 유도하여 큰 성과를 거둔 것입니다. 

 

빌리지 식당에서도 넛지를 도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겨울 중고등부 수련회 때에 음식이 너무 맛이 있다고 학생들이 많이 먹었습니다

자율 배식을 하다 보니 한 사람이 엄청난 양의 음식을 식판에 담아 갑니다

그러다보니 끝자락에 먹는 사람은 음식이 부족하여 불이익(?)을 받기도 합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음식이 맛있다고 많이 먹는 것은 너무나도 기분 좋고 감사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음식을 너무 많이 준비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항상 집회 때마다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가끔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한 사람이라도 분명 불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는 없을까

넛지를 도입하여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식당에 붙일 문구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음식이 맛이 있어 많이 드시는 것 감사해요.

하지만 뒷사람도 식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내가 너무 많이 담으면 뒷사람은 담을 게 없어요

 

내가 적당히 담으면 뒷사람도 먹을 수 있어요.”

 

주방장의 기쁨: 음식이 맛있어 많이 먹는 것

 주방장의 슬픔: 너무 많이 먹어 뒷사람이 못 먹는 것

 

주님! 더 많이 먹고 싶어요. 하지만 뒷사람을 위하여 절제하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때로는 직설적인 표현도 필요합니다

강한 메시지가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바꿉니다

예수님께서도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강렬한 메시지를 선포하셨습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예수님의 직선적이고 단호한 선포로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주님께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종종 넛지를 사용하셔서 사람들을 변화시키셨습니다. 

 

예수께서 앉아서 많은 백성들을 가르치실 때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간음을 하다가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워 놓고,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을 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 이런 여자들을 돌로 쳐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들이 이렇게 말한 것은, 예수를 시험하여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서,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그들이 다그쳐 물으니, 예수께서 몸을 일으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그리고는 다시 몸을 굽혀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이로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떠나가고

마침내 예수만 남았다. 그 여자는 그대로 서 있었다.

(요한복음 8:2~9 새번역)

 

율법학자와 바리새파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혈기 등등하였습니다

기고만장한 그들의 기세를 어떻게 잠잠케 할 수 있을까요? 

정죄하려는 사람들을 어떻게 회개하게 할 수 있을까

그들과 정면으로 대결하면 판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한 문장의 말씀으로 그들의 기세를 꺾으셨습니다.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이 말씀이 그들의 양심을 움직여 그들 스스로 돌이키게 하신 것입니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극한 경쟁 사회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많은 사람들은 신경이 매우 예민해져 있어 사소한 말에도 발끈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바른 말이라도 지나치게 명령조로 표현하면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거부하거나 저항할 수 있습니다

때론 넛지로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사람의 선택을 유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빌리지에는 어린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옵니다. 

빌리지 입장에서 관리하다보면, 계절에 따라 장소에 따라 안전을 위하여 규제할 것들이 있습니다.

시험에 들지 않고 은혜롭게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할 수 있는 부드러운 방법이 '넛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령께서 주신 넛지의 지혜로 빌리지가 더욱 아름다와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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