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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라진 SSD 카드를 찾아라.

관리자 | 2018.06.07 | 조회 1159

목사님! SSD 카드 (방송용 영상물 저장 장치)가 없어요. 저번에 왔던 0000 선교 단체 방송 관계자가 목사님한테 두 개의 카드를 드렸다고 하던데요.”

 

빌리지 행사 때마다 본 교회에서 와서 도와주는 영상 담당 이 간사님의 전화 목소리입니다

이 간사님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생각해 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많은 행사를 치르다 보니 받은 것 같기도 하고 안 받은 것 같기도 하고

받았다면 분명 사무실 김 간사님에게 주었을 텐 대. 왜 없는 것일까?

 

본래 빌리지 사무실에는 두 개의 SSD 카드가 있었습니다

비전 홀(900명 규모)을 사용하는 단체만 잠시 빌려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없어진 카드는 본 교회에서 이 간사님이 직접 가지고 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선교단체는 빌리지에서 빌리지 않고 이 간사님이 가지고 온 것을 사용한 모양입니다.

 

정상적이라면 본 교회에서 가지고 온 것을 포함하여 모두 4개의 SSD 카드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무실에는 두 개밖에 없었습니다

나머지 두 개가 어디론가 사라진 것입니다

사무실에 있는 두 개의 카드가 본래 빌리지에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이 간사님이 본 교회에서 가지고 온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사무실 여기저기를 다 찾아보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高價(?)의 두 개의 사라진 카드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제가 받았다고 하니까 일단 일차적으로 제 책임인지라. 사무실 여기저기를 또 뒤져 보았습니다

하지만 카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혹시 남아 있는 두 개의 카드 안에 저장된 내용물을 보면 

이 카드가 어떤 카드인가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카드를 가지고 예배당 방송실로 내려가 이 간사님에게 카드를 건너 주며 재생해 보자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카드 내용은 모두 삭제된 상태였습니다.

 

예배당 방송실에서 간사님과 다시 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빌리지 카드가 전에도 분명 다른 단체에 빌려주고 사용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혹시 전에 다른 단체가 가지고 간 건 아닌가

여러 가지 의문점들을 얘기하였습니다

카드가 분실되기 전에는 오륜교회 다니엘 기도회 협약식 행사가 비전홀에서 있었는데

이 행사는 본 교회 방송팀이 와서 주관했기 했기 때문에 분명 SSD 카드도 사용했을 것인데

간사님과 협약식 행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중에 간사님이 갑자기 한 통의 전화를 겁니다

한 가지 알아 볼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본 교회 방송팀 영상 담당 직원에게 거는 전화였습니다.

 

“00야 혹시 너 지난 번 다니엘기도회 협약식 행사 때에 빌리지 SSD 카드 사용했냐? ---- . 그랬구나. 알았어

 

이 간사님이 전화를 끊고 웃으며 말을 합니다

지난 번 협약식 때에 영상 담당 친구가 빌리지에서 빌린 SSD 카드를 교회로 가지고 가서 아직 돌려주지 못했다고 합니다

교회 행사이기 때문에 행사를 녹화하여 교회에서 복사하고 돌려주려고 했는데 깜박했던 모양입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뿌듯한 마음으로 간사님과 악수를 하였습니다. 대단한 보물을 찾은 것처럼 기뻤습니다.

 

사실, 3달 전부터 빌리지 카드는 본 교회에 있었고 그 이후 약 두 달 간 본 교회 카드는 빌리지에 있었던 것입니다

저와 빌리지 간사님은 지금까지 사무실에 있는 카드가 본래 있었던 빌리지 카드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 간사님이 약 두 달 전에 자신이 가지고 온 카드를 이번 행사로 빌리지에 오는 길에 회수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이제야 빌리지 사무실에 있었던 카드가 본 교회에서 가져온 카드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자칫 오랫동안 카드의 행방을 모른 채 방치되었을 텐 대, 하나님께서 섬세하게 도와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카드를 찾고자 하는 마음과 생각을 계속 주셨습니다

특히 방송실에서 이 간사님과의 대화중에 나온 다니엘 기도회 협약식 행사 이야기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대화중에도 함께 하심으로 할 말을 하게 하심으로 문제를 해결하여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 잘못하면 나쁜 방향으로 흐를 수가 있습니다.

 

왜 제대로 체크를 하지 않았느냐?

왜 장비 대여를 기록에 남기지 않았느냐?

왜 빌려가서 돌려주지 않았느냐?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문제의 원인을 상대방에게 귀인시킴으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혹이나 감정이 앞서 비인격적인 말을 사용함으로 인간관계가 훼손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성품이 좋은 이 간사님과 진지하게 대화함으로 의외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간사님은 제가 2003년에 오륜교회 부목사로 부임한 후에 얼마 있다고 방송팀 간사로 부임하였습니다

2008년 교회를 사임하고 난 후에 10여 년 동안 개척교회를 섬기면서 종종 이 간사님을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부임한 후 주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보를 보면서 주보 사진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는 흑백 사진이었는데 항상 똑같이 교회 건물 사진이었습니다

그래서 매주 마다 그 주간 주제에 맞는 사진을 싣고자 하였습니다

한번은 현충일 주간이었습니다. 이번 주보에는 어떤 사진을 실을까

현충일이니까 동작동 국립묘지 사진을 실으면 어떨까

그래서 이 간사님에게 동작동에 가서 사진을 찍어 올 수 없느냐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사실 무례한 부탁이지요. 인터넷으로 찾을 수도 있는데 더운 날에 직접 동작동에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간사님은 흔쾌히 먼 길을 다녀 왔습니다. 그 덕택에 주보에 동작동 국립묘지 사진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해가 지나도 이 간사님의 그런 모습이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 세상이 어떻습니까

작은 부탁을 해도 짜증내고 싫어하는 세상 아닌가요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함께 가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

 

사진 한 장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고 잠실에서 동작동까지 대중교통으로 갖다오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싫은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갔다 온 그런 간사님의 모습이 내 마음속에 쉽게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쉽지 않은 일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간사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의 모습은 나를 만난 사람들의 마음속에 얼마나 좋은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을까?

 

더 나아가 우리의 모습이 예수님의 마음에 얼마나 아름답게 새겨져 있을까

예수님께서 늘 잊지 않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하시는 사람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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