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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바닥’ 묵상

관리자 | 2018.06.15 | 조회 1145

여름 수련회가 가까워집니다.

사전 답사를 위하여 빌리지를 찾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유독 기억에 남는 교회가 있습니다.

여름에 예약한 한 교회 목사님과 성도 몇 분이 오셨습니다.

 

이 교회는 예배당 세미나실만 예약하였습니다.

여름에 많은 교회들이 집중적으로 수련회를 하다 보니 방이 부족한 편입니다.

아마도 방이 부족하여 모두 세미나실을 빌린 모양입니다.

 

세미나실은 단체로 바닥에 매트를 깔고 숙박하는 곳입니다.

세미나와 숙박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지요.

세미나실에서 단체로 잠을 자고 공동 세면장 샤워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방에서 자는 것보다 좀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답사한 목사님과 성도들은 예배당 세미나실과 세면장 등 곳곳을 다니며 시설물들을 영상으로 담습니다

목사님은 직접 세미나실, 샤워실 등을 설명하면 옆에 있는 성도는 목사님의 동선을 따라 핸드폰으로 촬영을 합니다

아마도 교회 성도들에게 미리 영상으로 빌리지를 소개하려고 한 것 같았습니다

촬영 내내 한 장소, 한 장소를 소개하며 좋다는 칭찬 일색입니다

예배당 세미나실을 돌아보고 모두가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목사님과 성도님들을 보내고 나서 잠시 상념에 잠겼습니다.

지금까지 방문한 많은 교역자들에게는 비슷한 고민들이 있었습니다.

예배당 세미나실, 공공 샤워실 등 시설이 너무 좋은데

성도들이 바닥에서 자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방에서 자기를 원하기 때문에

예약을 하고 싶어도 방이 부족하여 예약을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날 한국의 많은 기도원에 가면 바닥에서 새우잠을 자며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금식하며 기도하는 수많은 목회자들과 주의 백성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바닥 기도가 있었기에 한국교회가 부흥하였고 빈곤한 나라가 부강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특히 수련회 때에 다른 자녀가 방에서 자고 내 자녀가 바닥에서 자면 많은 항의가 있다고 합니다

바닥에서 자는 것이 고생이요 수치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시더라” (마태복음 8:20)

 

만약 예수님께서 빌리지에 오신다면 어디에서 주무실까?

최고 좋은 방으로 안내해 드려도 예수님께서는 친히 바닥에 주무시지 않으실까?

예수님께서는 공생애 기간 동안 늘 가난하고 병들고 고통당하는 바닥 인생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마태복음 25:40)

 

예수님은 평생 바닥 인생을 사셨습니다.

 

예수님은 

바닥(말구유)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바닥(광야)에서 금식하시며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바닥 인생들에게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바닥(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바닥(무덤)에서 부활하셨습니다.

 

주 안에서

 

바닥은 실패와 좌절의 자리가 아닙니다.

바닥은 예수님의 땀냄새를 맡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바닥은 예수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바닥은 차가운 바닥을 녹이신 예수님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자리입니다.

바닥은 내 형제 중 지극히 작은 자를 이해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바닥은 나를 낮추고 하나님만을 높이는 자리입니다.

바닥은 예수님과 함께 시작하는 자리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초막절을 지키라는 하나님의 말씀에는  

바닥(광야)에 있었을 때 베푸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네가 먹어서 배부르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 거주하게 되며

또 네 소와 양이 번성하며 네 은금이 증식되며 네 소유가 다 풍부하게 될 때에

네 마음이 교만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릴까 염려하노라 

여호와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이끌어 내시고

너를 인도하여 그 광대하고 위험한 광야 곧 불뱀과 전갈이 있고 물이 없는 간조한 땅을 지나게 하셨으며 

또 너를 위하여 단단한 반석에서 물을 내셨으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광야에서 네게 먹이셨나니 

이는 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마침내 네게 복을 주려 하심이었느니라.(8:12-16)

 

바닥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받을 수 있는 겸손의 자리요.

예수님과 함께 잘 수 있는 영광의 자리입니다.

 

전도사님! 이번 수련회에 제발 제 아이를 바닥에서 잘 수 있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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