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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요미와 빌리

관리자 | 2018.11.25 | 조회 1201

요미는 귀요미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빌리는 오륜비전빌리지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요미와 빌리는 모두 오륜빌리지에서 살고 있는 흰 고양이입니다..

요미는 사택에서 사는 집고양이지만

빌리는 빌리지 전체를 돌아다는 길고양이입니다.

 

요미는 털이 많은 페르시안종과 다리가 짧은 먼치킨종이 섞인 고양이입니다.

다리는 짧고 흰털로 덮어있어 누가 보아도 귀티 나고 예뻐 보입니다.

하지만 도도한 나머지 쉽게 정을 주지 않습니다.

불러도 오지 않습니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입니다.

 

그에 반하여 빌리는 흰색이지만 털이 짧고 다리가 길어 뛰기를 잘하고

보기에도 좀 촌티가 납니다.

흔히 보는 길고양이 모습 그대로입니다.

빌리는 요미와 비하여 외모는 떨어지지만 성격이 매우 좋습니다.

길고양이 같지 않게 누가 와도 친근하게 달려갑니다.

빌리야?’ 부르면 먼 곳에서 달려와 비비적거립니다.

마치 정에 굶주린 아이처럼 누가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도 배를 까고 뒹굴며 애교를 부립니다.

그래서 빌리지에 오는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습니다.

참으로 희한한 녀석입니다.

동거하는 요미 녀석은 불러도 오지 않는데

떠돌이 빌리 녀석은 누구나 보기만 해도 달려옵니다.

멀리하기엔 너무 가까운 당신입니다.


 

그럼 서로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요?

요미는 창문 틈에 올라 앉아 밖을 내다볼 때가 많습니다.

밖에서 자유롭게 노는 빌리를 부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늘 집안에 있으니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가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문 뒤에 있다가 쏜살같이 밖으로 도망칠 때가 있습니다.

자유를 누리고 싶은 모양이지요.

환기를 시키려고 문을 열어 놓으면 문 앞으로 달려가 밖을 내다봅니다.

밖을 너무나 동경하는 표정입니다.

 

빌리는 정반대입니다.

차에서 내려 사택으로 들어가려고 하면 빌리는 쏜살같이 현관 앞으로 달려가 기다립니다.

무척 집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가끔 현관 앞에서 야옹 야옹구슬프게 울기도 합니다.

 

요미는 밖에 있는 빌리를 부러워하고 빌리는 집에 있는 요미를 부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속담에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 속담에도 “The grass always looks greener on the other side”

다른 쪽에 있는 잔디가 항상 더 푸르게 보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내 자신에 만족하기보다 상대방의 떡을 더 부러워할 때가 많습니다.

자신의 좋은 것은 과소평가하고 상대의 좋은 것은 과대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요미는 자신이 집에서 얼마나 호강하며 사는지 모릅니다.

모두가 쓰다듬어주고 뽀뽀 해주고 침대에서 자기도 합니다.

날씨가 영하권으로 떨어져도 춥지 않습니다.

하지만 편하고 안락한 보금자리를 과소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빌리는 이렇게 말하겠지요.

요미야! 밖은 너무 추워 요미 네가 부럽다.

 

반대로 빌리는 어디든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특권이 있습니다.

사실 빌리는 3만평 되는 빌리지 전체를 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어디서든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잠자리는 좀 불편해도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자신이 누리는 자유를 과소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요미는 이렇게 말하겠지요.

빌리야! 안은 너무 답답해 빌리 네가 부럽다.

 

혹시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남을 부러워하며 살지는 않나요?

부자를 부러워하고 성공하고 출세한 사람을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지는 않나요?

 

성경 말씀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고린도후서 6:8~10)

 

또한 송명희 시인이 지은 공평하시 하나님도 생각이 납니다.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의 갖고 있지 않는 것 가졌으니

나 남이 보지 못한 것을 보았고

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으며

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

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나 남이 없는 것을 갖게 하셨네.

 

그렇군요.

하나님은 남이 가지지 않은 나에게만 주신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달란트뿐만 아니라 삶 자체도 말입니다.

부와 명예와 상관없이 나에게만 주신 귀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작은 교회 부교역자 시절에

음식을 매우 잘 하시는 집사님이 계셨습니다.

집사님은 몇 분 내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냅니다.

음식에 관한한 타의추종을 불허합니다.

부러움의 대상이지요.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음식 만드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주방에 들어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본인이 너무 원해서 담임목사님이 할 수 없이 교사를 해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맡은 지 며칠 못되어 뒤로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보통 쉬운 일이 아니지요.

남의 것이 좋아보여도 실상을 알면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주신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주신 환경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주신 아내가 가장 좋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주신 남편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주신 자녀가 가장 좋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주신 나 자신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나 자신에 만족하고요.

내가 속한 것에 만족하고요.

나와 관계된 것에 만족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나에게 부족한 것을 또한 채워주고 계십니다.

한 가지만 주고 그것에 평생 만족하며 살라고 하지 않습니다.

때를 따라 공급하여 주시는 하나님!

믿고 만족하며 감사하며 살아가면

하나님께서 덤으로 더욱 풍성하게 하십니다.

 

요미에게 더욱 자유함을 주려고 합니다.

자주 밖으로 데리고 나가 자유로운 공기를 마시게 하렵니다.

 

빌리에게도 추운 겨울에 지낼 수 있도록 작은 집을 사 주었습니다.

아직 잘 들어가지 않지만 그곳에서 추운 겨울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먹이도 많이 사 놓았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먹이를 많이 주고 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현관 앞에 와서 음식을 달라고 야옹 야옹 합니다.

이제 살이 통통하게 쪘습니다.

 

요미와 빌리 모두,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오래 오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요미야, 빌리야 사랑해!

너희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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