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예수님께서 겨울날 가평에 오신다면

관리자 | 2018.01.18 | 조회 1486

예수님께서 겨울날 가평에 오신다면 세례요한은 무엇으로 주의 오실 길을 예비하였을까? 세례 요한이 눈()을 열심히 치우며 주의 길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무슨 이야기냐고요? 가평에는 눈이 많이 오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작년에 비하여 유난히 눈이 많이 온다고 말합니다. 눈길을 치울 때마다 주의 오실 길을 예비하는 세례 요한과 같은 기분이랄까? 주제 넘는 생각이지만 눈을 칠 때마다 많은 영혼들이 안전하게 오도록 길을 예비해야 한다는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눈을 치우는 단순한 작업에도 여러 가지 소중한 교훈이 담겨 있더라고요. 눈은 그냥 치우면 되지 않는가? 직원 분들의 말을 들으니, 눈 치우는데 원리 비슷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말을 들으면 이렇습니다.

 

눈이 그치면 지체하지 말고 치워야 합니다.

눈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봄까지 녹지 않는다고 합니다. 빨리 치워야 햇볕이 들 때 쉽게 녹는다고 합니다. 또한 제때에 치우지 않으면 기온이 떨어져 빙판길이 되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의 위험 요소를 제거해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치우지(게으름), 누가 치우겠지(일 전가), 사고야 나겠어(방심).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눈을 제때에 치우지 않으면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빌리지 안과 밖에는 언덕들이 있어 빙판이 지면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당직을 서시고 새벽부터 눈을 치우는 직원 분들의 노고에 감사할 뿐입니다. 눈 때문에 스스로 일찍 나와 눈을 치우시는 분들의 모습도 감동스럽습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전도서 3:1)

 

눈을 치우되 대충 치우면 안 됩니다.

눈을 완전히 깨끗하게 치워야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길 가운데 일부 눈을 남기면 그 눈이 얼어붙어 나중에 제거하기가 더 어렵다고 합니다. 또한 치우지 않은 작은 눈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있어 다른 넓은 곳을 치운 수고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일을 했으면 완벽하고 깔끔하게 처리해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수련회 준비를 하면서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불편하지 않도록 직원 분들과 최선을 다 하지만 진행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족한 점들이 노정되었습니다. 더욱 온전함을 향하여 고치고 보안하고 채우며 아름답게 갈 것입니다. 서로 주님의 마음을 갖고 지혜를 모아가면 더 아름답게 행복한 빌리지가 될 줄 믿어요.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마태복음 5:48)

 

눈을 치우는 도구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사용됩니다.

빌리지에 눈이 많이 오니까 눈을 치우는 기계를 도입했습니다. 작은 기계이지만 10사람 몫은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날씨가 포근하여 눈이 녹은 경우에는 거의 무용지물입니다. 녹은 눈이 무거워 옆으로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바로 옆으로 떨어져 치우나마나 라고 합니다. 눈이 녹지 않고 많이 쌓을 경우에만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눈이 녹는 경우에는 넉가래로 밀어야 합니다. 넉가래로 미는 데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합니다. 눈이 많이 오지 않을 경우에는 넉가래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때는 빗자루로 쓸어야 합니다. 반대로 눈이 많이 오면, 빗자루도 소용이 없습니다. 기계나 넉가래로 치워야 합니다. 이럴 듯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도구가 다릅니다. 하나의 도구가 전능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과 사물을 창조하실 때에도 각기 다 뜻을 두고 개성 있게 창조하셨습니다. 적재적소에 인간과 모든 만물이 쓰임 받게 창조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곳에 쓰임 받을 수 있는 도구인가? 기계와 같은 도구인가? 넉가래와 같은 존재인가? 빗자루와 같은 역할인가? 서로 비교할 수 없지요. 기계가 넉가래를 무시할 수 없습니더. 넉가래가 빗자루를 또한 멸시할 수 없습니다. 모두가 없어서는 안 될 존귀한 도구들입니다.

 

그러므로 눈이 손에게 말하기를 "너는 내게 쓸 데가 없다" 할 수가 없고, 머리가 발에게 말하기를 "너는 내게 쓸 데가 없다" 할 수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몸의 지체 가운데서 비교적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들이 오히려 더 요긴합니다.” (새번역 고린도전서 12:21~22)

 

 

협력하면 일이 쉽고 편합니다.

가평에 부임한 이후 눈을 치우면서 처음에는 재미있기도 하고 운동이 되는가 싶더니 자주 하니까 질이 낮은 육체가 반발하기 시작하더군요. 특별히 주말에 눈이 오는 것이 제일 두렵(?)습니다. 주말에는 당직하시는 분과 저 둘뿐이라 이 넓은 곳을 두 사람이 치우기에는 너무 벅차기 때문입니다. 3주 연속 주말에 눈이 왔을 때에는 정말 에너지 고갈 사태가 발생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평일에 오면, 여러 직원 분들이 함께 눈을 치우기 때문에 한결 힘이 덜 듭니다. 물론 직원 분들이 훨씬 더 많은 눈을 치우지요. 나 혼자 다 하게 되면 힘도 들고 짜증도 나지요. 모든 일에 서로 돕고 협력하면 일하기가 편하고 기쁨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 8:28)

 

하나님 아버지!

주님의 귀한 영혼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수많은 교회, 주의 백성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오는 길을 잘 예비하는 것이 곧 주님 오실 길을 예비하는 일인 줄 믿습니다. 예수님 모시듯 귀한 영혼들을 잘 섬길 수 있도록 빌리지 직원 모두에게 주님의 마음을 부어주옵소서! 저에게는 좀 더 많이요.

twitter facebook